카메라 선택의 딜레마

 한라산 소경 (GF670, RVP50)
한라산 소경 (GF670, RVP50)

나는 RF카메라를 선호한다. 거의 대부분 RF카메라는 수동 초점 방식이다. 뷰파인더 내의 이중합치와 렌즈 위쪽의 피사계심도표를 이용해서 초점을 잡는다. 자동 초점방식이 편리하긴 하지만,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초점링을 돌리지 않으면 뭔가 빼먹은듯한 기분을 느껴서 이제 어쩔 수 없다. 민망한 경험이지만 뷰파인더가 없는 카메라인데 무의식적으로 얼굴에 가져다 댄 경우가 많았다.

 Fujifilm GF670
Fujifilm GF670

 Mamiya 7-ii
Mamiya 7-ii

최근에 들인 중형 필름카메라의 선택 기준도 'RF이어야 할 것' 이었다. 그래서 들인 카메라가 80mm 고정렌즈(풀프레임 환산 50mm)가 달린 Fujifilm GF670. 중형치고 너무 컴펙트한 카메라라 부담없이 어깨에 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 근데 사용하다 보니 역시 '평가측광'과 렌즈 교환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요새 Mamiya 7-ii 를 Ebay에서 보고 있다.

Mama 7-ii 는 평가 측광을 지원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전에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본체 뒤쪽의 버튼은 그저 '다중노출' 을 위한 버튼이었고 이 카메라 역시 스팟 측광만을 지원했다. 게다가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사진의 밝기를 계산하지 않는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으로 무언가 계산하는 것을 TTL(Through the lens)이라고 하는데 GF670, Mamiya 7-ii 둘 다 그런 방식이 아니다. 렌즈 윗 부분에 빛을 체크하기 위한 별도의 창이 있다. 이게 무엇이 안좋으냐면. 차근차근 설명해보겠다.

역사 교과서나 TV프로그램에서 '사진기의 발명' 이라면서 어떤 아저씨가 카메라 앞에 뚜껑을 열고 시간을 재다가 얼른 닫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그게 오늘날의 셔터속도다. 사람이 뚜껑을 여닫던 것을 기계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오랫동안 뚜껑을 열고 있으면 빛을 많이 받아들인다(사진이 밝게 나온다). 대신 흔들릴 확률이 증가한다. 뚜렷한 사진을 얻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짧은 시간만 열어두면 빛은 적게 받아들이지만(사진이 어둡게 나온다) 흔들릴 확률이 감소한다.

뚜렷하면서도 밝게 나오게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될까? 빛이 들어가는 구멍의 넓이. 그러니까 빛이 지나가는 통로를 더 넓게 만들면 된다. 이것이 오늘날의 조리개 (F) 이다. 뚜껑을 짧은 시간을 열어두어도 구멍이 크면 (셔속이 빨라도 조리개를 열면) 흔들림 없는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피사체를 부각시키는 데 응용할 수 있는 아웃포커스 현상이 발생한다. 아마 처음 이 현상을 접한 사람은 이 문제(?)를 없애려 하지 않았을까 한다.

정리하면 적절한 밝기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위의 두 가지 (셔터속도, 조리개)를 조절해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셔속이 빠르면 조리개를 열어야 할 것이고, 셔속이 느리면 조리개를 닫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이걸 매번 직접 계산하지 않는다. 그냥 다 알아서 찍어주지 않는가? 그게 바로 카메라의 '측광' 시스템이다.

 한라산 정상 바로 아래
한라산 정상 바로 아래

여기서 상황을 하나 가정해 보자. 다음 컷에서 아웃포커싱 효과를 꼭 이용하고 싶다. 그렇다면 조리개를 무조건 열어야 할 것이다. 햇빛이 적절하면 상관이 없는데, 막 내리쬐고 있다. 이 때 적절한 밝기의 사진을 얻으려면 셔터속도가 엄청 빨라야 한다. 보통 1/8000초 1초에 8000번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정도의 속도로 뚜껑을 열었다 닫아야 한다. 그런데, 일반적인 카메라들이 자동으로 뚜껑을 여닫는 시간은 최소 1/4000 까지이다. GF670, Mama 7-ii 둘 다 최소 1/500 밖에 지원하지 않는다. 이러면 그냥 하얀 사진만 찍히고 말 것이다. 절대 피사체를 찍을 수 없다.

그럼 뚜껑 대신 무얼 하면 좋을까? ND필터를 사용한다. 눈부시면 선글라스 쓰는것처럼 투명한 필터를 렌즈 앞에 끼우는 것이다. 그럼 1/4000으로 사진을 찍더라도 빛이 덜 밝게 들어온다. 이 ND필터도 수치가 따로 있는데, '이 필터는 두배 어둡게 해줘요', '이 필터는 세배 어둡게 해줘요' 그런거고 그냥 어둡게 해준다고만 생각하자.

이제 다시 딜레마 이야기로 돌아와서. 카메라가 '측광'을 통해 적절한 밝기로 사진 찍고싶으면 셔터속도 몇, 조리개 몇. 계산해줄것이다. 근데 여기에 선글라스를 끼워 빛을 줄였다. 카메라가 그걸 인지할까? 여기서 두 가지 상황으로 나뉜다. 카메라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으로 계산을 할 경우 (TTL) 렌즈 앞에 선글라스를 끼웠으니 어두워졌다는것을 인지해 셔터속도를 느리게 한다. 그럼 만약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으로 계산하지 않는 카메라는?

손가락을 꼽아 가며 수동으로 계산해주어야 한다. 손가락 꼽다가 찍고 싶은 타이밍을 놓치거나, 계산을 잘못해서 너무 어둡거나 너무 밝은 사진이 나와버리는 것이다. GF670, Mamiya 7-ii 둘 다 이런 방식이라 사용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이것 말고도 몇가지 불편한 사항들이 있지만 위에 설명한 내용이 제일 불편하다.

그렇다고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계산하는 중형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기는 싫다. RF방식이 아니라서다. 카메라가 RF초점 방식을 가지면 구조상 DSLR보다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데 그 컴펙트함을 좋아한다. 미러리스도 작고 가볍지만 별로 쓰고 싶지 않다. RF이어야 한다. 내가 왜 RF를 고집하는지까지 이 글에서 다루면 너무 길어질 듯 하다. 지금 밑에 적어두긴 했는데 메모장에 옮겨 두고 나중에 정리해서 따로 올려야 할 듯 하다.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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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로 이맘때가 봄이었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에

따듯한 햇빛으로 봄이라는 것을 인지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때에

봉은사 법당 근처에 핀 매화가 강렬하게 상기시켜 주었다

봄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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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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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방문한 부산은 이전보다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따뜻하진 않았지만, 날씨는 좋았고 중국인도 많지 않았다.

보석같은 풍경의 사진들로 나머지 글을 대신한다.

📷 #gf670 🎞 #rvp50, #ektar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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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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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정 가운데에 있는 물체가 무엇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쓰레기가 쌓여있는 부유물? 정도로만 보인다. 현상을 끝내고 필름을 확인할 때 나는 실수로 생긴 스크래치인줄 알았다. 그 물체가 별로 아름다워보이지 않아 관심이 없지만, 만약 사진에 잘 어울리고 아름다웠다면 '저게 뭐지?' 라는 궁금증이 생겼을 것이다.

이름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우리의 관념에서 가장 당연한 것이면서 또 아니기도 한 것이 이름이다. 나는 1년전에 하던 게임에서 이 개념을 깨달았다. 폴란드의 판타지 소설 더 위쳐에서 어떤 괴물을 무찌를 때 그 괴물의 이름을 계속해서 외치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름에는 상대를 구속하는 마법적인 힘이 있다고 해서였다. 사실 게임에서 그 문구를 보자마자 사회 초년생일때의 내가 떠올랐다.

4년전 두 번째로 다니던 회사에서 처음으로 내 이름을 성을 포함해 큰소리로 불렸다. 그 외침의 앞에는 '야' 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때 당시 사회경험이 부족했던 나는 그런 상황에서 심장이 두근대곤 했는데 그날 그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멎을 만큼 심하게 두근거렸다. 갑자기 몸이 경직되고 떨리기 시작했다. 이름을 불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일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역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 되는가보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해결한 방법을 정리한 것을 일반적으로 '패턴'이라고 한다. 패턴에 대한 책을 보면 먼저 현상의 '이름'을 소개하고 현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그 해법 순서로 풀어나간다. 여기서도 어떠한 현상에 '이름'을 붙여 정리하고 있다. 무시할 것이 아닌 점은. 어떠한 것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예측과 예방을 가능하게 하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름을 붙이는건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고심끝에 정한 이름이라도 이미 적합한 이름이 만들어져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내 직장에서 업무상 무언가의 이름을 정할때 팀 사람들과 한시간 이상 논의하기도 한다. 또 내가 올해 2/1에 걸린줄 알았던 '식중독 증세'는 사실 '장염' 이었다. 의사는 장염이란 이름으로 내 병명을 판단하고 빠르게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런 관점에서 어떠한 현상에 대한 이름을 천천히 되짚어보면 그 표현력에 놀라곤 한다. 왠지 모르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단어는 '썸' 이 있는데 타인과의 관계가 친구와 연인의 중간 어디쯤일 때의 상황을 가르키는 말이다. 이 단어를 모르면 사람마다 긴 설명을 하고 이해해야 서로 소통할 수 있을텐데, 우린 '썸'이라는 1글자의 단어로 빠르게 소통하고 있다.

논점에서 벗어난 내용이긴 하지만. 개인 블로그니까 상관없으리라 본다. 개인적으로 '주말'을 만든 사람은 천재라고 생각한다. 길지도 짧지도 않으며 반복적으로 휴식 시간을 준다는 개념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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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주말을 어떻게 보내고 있었을까? 어떤 이름으로 불렀을까? 다른 형태로 휴일을 썼을까? 아니면 아예 쉬지 못하고 있을수도 있을까?

홋카이도 3일차 - 하코다테

 하코다테 야경
하코다테 야경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었다. 이곳에서 1박을 하는 동안 느꼈던 정취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삿포로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기나긴 해안철도를 지나 3시간만에 하코다테에 도착했다. 낯선 열차 밖 풍경을 보며 전혀 새로운 세계에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시간 반 정도를 깨어 있었다. 장거리 열차이다 보니 열차 내 판매원을 여러번 마주쳤지만 하나도 사 먹지 않았다. 물 조차 조심스러웠다. 지도를 보니 홋카이도 열도 아래쪽으로는 후쿠시마가 위치해 있었다.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지도상으로 가까워 보여도 실제는 먼 거리기도 하고 이쪽은 안전하다(?) 했으니 개의치 않기로 했다.

 삿포로역 근처의 일출
삿포로역 근처의 일출

 비 현실적인 느낌의 창밖
비 현실적인 느낌의 창밖

 무수한 터널과 해안철도를 지난 끝에 하코다테 근처에 왔다.
무수한 터널과 해안철도를 지난 끝에 하코다테 근처에 왔다.

 하코다테!
하코다테!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니죠시장으로 향했다. 유명하다 했던 '키쿠요식당' 에서 우니동을 먹었지만 생각보다 비리고 맛이 없었다. 더군다나 동생이 먹었던 우니동은 싯가 개념으로 매일 값이 달라지는 메뉴였다. 하필이면 그날은 4000엔이었다. 역시 유명하다 하는 집은 조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니죠 시장은 실망이었다. 역 근처라 접근성이 좋아서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래서 지나치게 상업화된 느낌이었다. 한번 왔다 갈 사람이라 생각하고 대하는것이 느껴졌고 역시나 맛도 별로 없었다. 시장이라 그런지 겨울인데도 비릿한 향이 근처에 맴돌았고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관광지였다.

 하코다테 역 앞 니죠시장.
하코다테 역 앞 니죠시장.

 키쿠요 식당. 나는 삼색, 동생은 왼쪽 두번째 메뉴.
키쿠요 식당. 나는 삼색, 동생은 왼쪽 두번째 메뉴.

 시장의 분위기.
시장의 분위기.

 근처 카페로 이동 중. 쓰나미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근처 카페로 이동 중. 쓰나미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하코다테의 노면전차로.
하코다테의 노면전차로.

 사실 너무 비려서 어쩔 수 없이 카페를 찾았다.
사실 너무 비려서 어쩔 수 없이 카페를 찾았다.

카페에서 커피와 딸기 파르페를 먹으며 여행 계획을 다시 체크했다. 숙소 체크인 시간은 15시. 시간이 남아 고료카쿠를 보고 내려오기로 했다. 다시 하코다테역으로 걸어가 노면전차 1일권 4장을 구입하고 오늘 날짜를 긁어 고료카쿠로 향했다.

 시간을 아끼려면 서둘러야 했다.
시간을 아끼려면 서둘러야 했다.

 하코다테 노면전차.
하코다테 노면전차.

 노면전차에서 내려 조금 걸었다. 럭키삐에로.
노면전차에서 내려 조금 걸었다. 럭키삐에로.

 고료카쿠 안뜰
고료카쿠 안뜰

 고료카쿠 안뜰의 나무들.
고료카쿠 안뜰의 나무들.

럭키삐에로는 식자재의 신선도를 위해 하코다테에만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이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찾았을 때 왜 패스트푸드 체인이 1위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 먼 곳까지 와서 패스트푸드가 먹고 싶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일단 럭키삐에로는 건물 인테리어가 눈에 상당히 띄고 주요 관광지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현지의 맛집들은 다들 간판이 눈에 띄지 않아 찾기 어렵거나 들어가기 어렵게 되어 있었다. 따지고 보니 럭키삐에로가 하코다테의 정취를 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런 인테리어의 가게가 하나 둘 늘면 결국 한국처럼 될 지도 모른다.

 고료카쿠를 나와 아까 보았던 럭키삐에로에서 아이스크림을 테이크아웃 하기로 한다.
고료카쿠를 나와 아까 보았던 럭키삐에로에서 아이스크림을 테이크아웃 하기로 한다.

 건물 외벽에 비해 사람이 많았다.
건물 외벽에 비해 사람이 많았다.

 체크인하러.
체크인하러.

 주지가이역( 十字街駅)  에서 내려 숙소까지 조금 걸었다.
주지가이역( 十字街駅)  에서 내려 숙소까지 조금 걸었다.

 체크인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코다테산으로 향했다.
체크인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코다테산으로 향했다.

 하코다테 러시아 정교회.
하코다테 러시아 정교회.

 하코다테 러시아 정교회.
하코다테 러시아 정교회.

해가 저물기 시작할 즈음 로프웨이를 타고 하코다테 산으로 올랐다. 무언가에 이끌린듯이 케이블카를 탔다. 사실 나는 하코다테에서 꼭 찍고 싶은 사진이 있었다. 바로 언덕 위쪽에서 항구 쪽으로 난 도로와 만과 건너편 육지와 그 위로 노을이 펼쳐진 풍경이었다. 날이 좋아야 사진을 찍을수가 있는데 이 날이 그런 날이었고 나는 산 위로 올라갔다.

산 위의 풍경은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너무 좋았다.

 슬슬 도떼기 시장이 되어간다.
슬슬 도떼기 시장이 되어간다.

 두근두근 하코다테
두근두근 하코다테

 하코다테.
하코다테.

 초저녁의 하코다테 전경.
초저녁의 하코다테 전경.

 하코다테 야경.
하코다테 야경.

홋카이도 2일차 - 비에이

 삿포로는 주요 역들이 이렇게 지하보도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삿포로는 주요 역들이 이렇게 지하보도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기차를 기다리며 커피 한잔 :)
기차를 기다리며 커피 한잔 :)

 아사히카와 역에 도착. 이곳에서 차량을 렌트해 비에이로 향한다.
아사히카와 역에 도착. 이곳에서 차량을 렌트해 비에이로 향한다.

아사히카와 역의 무인양품에서 목토시와 목도리를 추가로 구입하고 차를 렌트했다. 스노우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고 여타 다른 점은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보험은 역시 비싸더라도 좋은 옵션을 선택했고 짐을 실은 후 출발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마일드세븐 언덕이었다. 일본 마일드세븐 TV CF에 등장해서 유명해진 명소라 했다.

 마일드세븐 언덕을 찾아 돌다가 잠시 휴식.
마일드세븐 언덕을 찾아 돌다가 잠시 휴식.

 휴식 중 근처 풍경.
휴식 중 근처 풍경.

 저기가 마일드세븐 언덕인가?
저기가 마일드세븐 언덕인가?

 발걸음
발걸음

 마일드세븐 언덕
마일드세븐 언덕

일단 비에이 내의 명소들은 따로 주차장이 없었다. 사실 위에 보이는 사진의 설원이 원래는 다 개인 소유의 농지이고 눈이 치워진 도로가 좁게 가로지르는 형태이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길 폭이 좁지는 않아 짧은 시간 정도는 갓길 주차를 하고 구경할 수 있었다.

모든 명소들이 다 개인 소유의 농지이다. 근데 들어가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이 많아 일부 명소의 경우 나무를 베어버리기까지 하는 불상사도 있었다고 한다. 근처 식당이나 편의 시설에도 그런곳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가 있는데 말이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깊게 들어가기가 불가능하기도 했다. 길이 나 있지 않은 곳으로 가려 했다가는 무릎까지 오는 부츠를 신지 않으면 신발이 다 젖었다.

 언덕 근처의 집.
언덕 근처의 집.

 다음 장소로 이동!
다음 장소로 이동!

 이동하는 중 잠깐 밖에 나와서 휴식.
이동하는 중 잠깐 밖에 나와서 휴식.

 크리스마스 트리 (여기도 명소다)
크리스마스 트리 (여기도 명소다)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

 눈부심.
눈부심.

 비에이로 향하는 길에서
비에이로 향하는 길에서

비에이시는 도심과는 거리가 먼 마을의 느낌이다.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고 주택이 대부분이었다. 토요일이라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거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차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동생에게 부탁해 안전을 확보한 후 도로 가운데서 몇 장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우린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비에이 역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을 찾았다. 오랫동안 운영한 분식집 같은 느낌이었는데 여기서 돈가스 정식, 치킨가스 정식 그리고 무알콜 맥주 2병을 주문했다. 맛은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했고 동생은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을 연발하기 시작했다.

무알콜 맥주는 조금 요구르트같은 맛이 나서 실망했지만 운전을 해야 했기에 긴장을 늦출 순 없었다.

 비에이 시
비에이 시

 메뉴 주문 후.
메뉴 주문 후.

 요구르트 맛이 나던 삿포로 무알콜 맥주.
요구르트 맛이 나던 삿포로 무알콜 맥주.

 식당 전경.
식당 전경.

 멀리 보이는.
멀리 보이는.

 그의 휴식.
그의 휴식.

 Cafe Kita Kouboh.
Cafe Kita Kouboh.

 밖에서 추위에 떨다 이곳에 들어왔을 때 느꼈던 포근함을 여러분도 느껴보았으면 :)
밖에서 추위에 떨다 이곳에 들어왔을 때 느꼈던 포근함을 여러분도 느껴보았으면 :)

 Master of Cafe Kita Kouboh
Master of Cafe Kita Kouboh

 Drinking French Drip Coffee.
Drinking French Drip Coffee.

 카페를 나서서 흰수염폭포로 향합니다.
카페를 나서서 흰수염폭포로 향합니다.

원래 아침일찍 나올 수 없을 것이라 예상해 9시 열차를 탈 것이라 예상했고 렌트를 13시 이후에 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사히카와 역에 도착했을 땐 오전 10시였고 생각보다 일찍 렌트를 해서 시간이 많이 남은 상태였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행 계획을 잡았고 거리가 있어 포기했던 흰수염폭포에 가기로 했다. 비에이에서 흰수염폭포로 가는 길은 30분이 소요되었고 그 중 20분동안은 직진이었다. 추위와 따듯함으로 담금질이 되다 보니 졸음이 오기 시작했고 나는 동생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잠을 깨웠다.

 흰수염폭포로 가는 길.
흰수염폭포로 가는 길.

 흰수염 폭포가 아래로 보이는 다리. 여기에 주차를 했다.
흰수염 폭포가 아래로 보이는 다리. 여기에 주차를 했다.

 이게 다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광경이고.
이게 다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광경이고.

 이게 그 아래에 있는 흰수염폭포다.
이게 그 아래에 있는 흰수염폭포다.

흰수염 폭포를 볼 수 있는 다리를 건너면 산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면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이 건물은 지진활동으로 인한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센터였다. 사실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는 그 건물에서 화장실을 이용한 후 다시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며 주위를 둘러볼 때 알았다. 바로 활화산이 눈 앞에 있었던 것이다.

눈으로 덮인 산에서 화산 연기가 나는 광경을 봤을 때 신비로우면서도 미세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땅이 넗어 여러 자연환경을 접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는 측면에서 내가 살고 있는 나라보다 무언가 경험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재난대비센터로 올라가는 계단 통로.
재난대비센터로 올라가는 계단 통로.

 두려움마저 들었던 설원 위의 활화산.
두려움마저 들었던 설원 위의 활화산.

 아사히카와로 가는 길.
아사히카와로 가는 길.

 차를 반납하러 갑니다.
차를 반납하러 갑니다.

 늦은 저녁으로 삿포로에서 초밥을.
늦은 저녁으로 삿포로에서 초밥을.

홋카이도 1일차 - 삿포로 ~ 오타루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내 첫 여행을 떠올렸다. 나의 첫 여행은 출국부터 귀국까지 모든 것이 새로웠고 내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되었지만 기록이 부족하다 보니 아쉬웠었다. 내 동생은 이번 여행이 첫 해외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잘 담는다면 간접적으로라도 나의 그 당시 기분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내 촬영 컨셉은 '첫 해외 여행'이었다.

특히 내가 가지고 있는 아카이브 저널의 Life is a Journal 사진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사진집엔 이탈리아의 화가 가브리엘레 스코토라티와 함께 여행하며 그의 모습들을 곁에서 담았는데. 마찬가지로 나도 동생의 첫 여행의 설렘을 담아보고자 노력했다. 잘 안담겼는가? 상관없다. 나는 취미사진가이기 때문에!

 이른 기상
이른 기상

 삿포로 공항에서 JR패스 구입을 위한 서류 작성중
삿포로 공항에서 JR패스 구입을 위한 서류 작성중

공항에서 3종류의 교통편을 위한 티켓을 구입했다. 첫번째는 '홋카이도 패스 3일권' 홋카이도 전역의 JR을 3일간 이용할 수 있다. 두번째는 '삿포로-오타루 웰컴패스' 삿포로-오타루 구간은 JR이 아닌 구간이 있어 별도로 티켓을 판다. 따라서 해당 티켓과 삿포로 시내 전철 1일권이 포함된 이 티켓을 구입했다. 세번째는 공항에서 삿포로 시내로 가는 편도 기차 티켓.

3일권은 오늘 구입해도 사용을 시작한 날짜 기준으로 3일을 계산하기 때문에 미리 구입해도 된다.

 신치토세공항  삿포로 기차 안에서
신치토세공항  삿포로 기차 안에서

 따듯함 안락함 평온함
따듯함 안락함 평온함

신치토세 공항의 날씨는 너무 좋았지만 삿포로로 들어설 때 갑자기 날씨가 바뀌었다.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야했는데 카메라가 방진방적을 지원하지 않아 심히 걱정되었다. 근처 Loft 에서 작고 가벼운 우산을 하나씩 구입했다.

 미칠 듯한 폭설 중 귀여운 캐릭터 간판
미칠 듯한 폭설 중 귀여운 캐릭터 간판

상황이 어떻든 도시의 정취를 느끼고 싶기도 했고. Airbnb로 예약한 숙소가 JR삿포로 역 근처라 전철 1일권은 사용하지 않기로 한다. 걸어서 이동했다.

 두 블럭 정도를 이동했을 뿐인데 겉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폭설이었다. (우산도 소용이 없었다)
두 블럭 정도를 이동했을 뿐인데 겉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폭설이었다. (우산도 소용이 없었다)

 사진찍느랴, 눈 안맞게 가리느랴...
사진찍느랴, 눈 안맞게 가리느랴...

캔버스 재질인 내 카메라 가방이 젖기 시작했고 지하 보도가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입구를 찾아 들어갔다. JR삿포로부터의 큰 대로들은 전부 대규모 지하보도가 있어서 지하보도로 목적지 근처까지 갈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예약한 Airbnb 숙소들은 전부 체크인 시간이 15시 이후 여서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Tripadvisor에서 저렴한 스테이크 집을 찾아 근처 쇼핑센터로 들어갔다. 근데 식당은 건물에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밖으로 나가 건물 뒤로 돌아서 도착했다. 간단하게 추천메뉴 2개를 주문했고 삿포로 생맥주와 함께 흡입했다.

 기대중...
기대중...

 추천메뉴 2종 중 동생이 시킨것
추천메뉴 2종 중 동생이 시킨것

식사를 끝내고 나니 눈이 그치고 있었다. 계산하고 밖에 나와 숙소로 향했다. 걷는 도중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알려준 가게를 발견했다. 사실 우리가 밥을 먹은 곳은 다른곳이었다. 음식이 맛있어서 다행이었다.

 쇼핑센터 건물 뒤펴에서 찾은 식당. 여기는 우리가 찾았던 곳이 아니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쇼핑센터 건물 뒤펴에서 찾은 식당. 여기는 우리가 찾았던 곳이 아니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처음에 가려고 했던 스테이크집
우리가 처음에 가려고 했던 스테이크집

숙소 체크인 후 바로 오타루로 가기 위해 JR삿포로 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삿포로-오타루' 웰컴 패스에 포함된 왕복 티켓을 사용했다.

 단순히 푸시맨은 아닌것으로 보이는 직원이 항상 플랫폼에 나와 있었다. 사진은 그들이 사용하는 깃발
단순히 푸시맨은 아닌것으로 보이는 직원이 항상 플랫폼에 나와 있었다. 사진은 그들이 사용하는 깃발

기찻길이 해안을 따라 놓여 있어 창 밖 풍경은 장관이었다. 열차 안은 난방이 정말 잘 되어 있었다. 옷을 무리하게 껴입으면 상당히 고생할 뻔 했다. 짐이 무겁고 출국과 걸어서 이동했던 스트레스가 쌓여 숙면을 취해 바깥을 구경은 잠시 뿐이었다.

 파래요 파래
파래요 파래

 오타루 도착.
오타루 도착.

첫째날에는 관광을 하며 방한부츠를 구입해야 했다.. 둘째날엔 비에이를 가기 때문이었고 삿포로 역에서도 둘러봤는데 남자용은 파는 곳이 없었다. 다행히 오타루에서 좋은 신발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관광이 조금 늦어졌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눈이 정말 사람 키만큼 왔다.
눈이 정말 사람 키만큼 왔다.

 현지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먹었다.
현지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먹었다.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를 걷던 중 이쁜 창고 (음식점이었다)
오타루 운하를 걷던 중 이쁜 창고 (음식점이었다)

바닷가 마을이라 그런지 강풍이 계속 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추워졌다. 촬영용 장갑을 가져가지 않았다면 사진을 원하는 만큼 찍지 못했을거다.

 치즈~
치즈~

 나... 나
나... 나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쌓여있던 눈들이 흩날렸고 가끔 멋있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만 너무 추워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어서 찍지 못해 조금 아쉽기도 했다.

 너무너무 추웠다.
너무너무 추웠다.

Tripadvisor로 찾은 근처 카이센동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1, 2호점이 있다고 했는데 도저히 2호점을 찾아다닐 수 없어서 상당히 비좁은 1호점이라도 들어갔다.

 이 사진을 찍을 때 등에 바로 미닫이 문이 있었고 그게 가게의 출입문이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등에 바로 미닫이 문이 있었고 그게 가게의 출입문이었다.

 하나도 비리지 않았던 카이센동. 너무 맛있었다.
하나도 비리지 않았던 카이센동. 너무 맛있었다.

밥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 시점 이후로 내 동생은 '내가 한국에서 먹었던거는...' 을 입에 달고 살게 되었다.

 가게와 눈사람
가게와 눈사람

 달빛과 나무
달빛과 나무

 조금 일찍 왔더라면 반짝반짝 했을 오타루의 거리들
조금 일찍 왔더라면 반짝반짝 했을 오타루의 거리들

 이 구경을 마치고 미나미오타루역까지의 방황은 정말 잊지 못하겠다 ㅎㅎ
이 구경을 마치고 미나미오타루역까지의 방황은 정말 잊지 못하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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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이라 오르골당이 문을 닫았다. 간단하게 사진을 찍고 바로 삿포로의 숙소로 귀가했다. 조금 늦어서 많은 것을 볼 수 없었지만 뭐 내맘대로 되는게 어디 있겠나?

말을 조금만 하는 이유

판교 탭하우스
판교 탭하우스

내가 필요할 때 빼고 말이 많지 않은 이유는.

첫째 추측하여 말하기 싫다. '어디서 들었는데', '누가 말해줬는데' 이런 말로 자주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신뢰가 확 떨어진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같은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내용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다.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둘째 모든 문제는 정답이 없다. 어떤 사람이 A라는 문제를 B라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B라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그 뿐이다. 똑같이 B라는 방법으로 해결할 지 아닐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끼리도 같은 B라는 방법을 권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B, B', B''... 조금씩 다른 방법인데 말할때는 그리 들리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방법을 이야기할 때 극도의 주의를 한다.

셋째 말이 많은게 싫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짜증스런 사람만 해당하는 줄 알았는데, 모든 목소리가 다 그렇다. 말을 너무 많이 하면 귀에 상당히 거슬린다. 조금이라도 확신이 있는 사람은 짧게 말해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확신이 없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이야기에 책임질 수 없으니 온갖 미사여구를 통해 꽁꽁 숨기는 것이다.

넷째 실수하기 쉽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수하기 쉽다. 뭐... 당연한 것 아닌가. 어색한 분위기가 더 어색해지더라. 갑자기 대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한다던가. 재미없는 개그를 한다던가로 논제를 흐리는 사람 싫다.

마지막으로. 말을 많이 하면 피곤하다. 나는 책임질 수 있는 이야기만 하며 살고 싶다. 적어도 '아님 말고'라는 이야기를 최소화하며 살고 싶다.

북해도 여행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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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 1/17 동생과 함께 일본 북해도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여행지는 삿포로, 오타루, 하코다테, 비에이 정도? 누군가가 1년치 눈을 한번에 볼 수 있다고 한 것이 은연중에 떠올랐고 결국 비행기 티켓 구입까지 했다. 동생은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싶다고 했고 나는 역시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고 있다. M에 35mm, 50mm 렌즈를 들고갈 생각.

추위 때문에 배터리 방진, 결로가 걱정된다. 이리저리 조사해본 결과 가방에 핫팩을 넣어가지고 찍을때만 꺼내면 된다고 한다. 웃긴건 지난번 촬영 때 보니 카메라 배터리보다 내 iPhone 6S 배터리가 걱정된다. 냉각되면 배터리가 갑자기 방전되는 이슈 때문인데... 생각해보니 여행전에 배터리를 교체해야 할 듯 하다. 내일 당장 전화해서 알아보아야 겠다.

아무관련없지만 그냥 좋아하는 사진 :)
아무관련없지만 그냥 좋아하는 사진 :)

원래 디지털을 겨울에 사용하는 것이 걱정되어 생각한 것이 필름 카메라였다. 내 물욕은 후지 gf670을 원했고 약 두 달 전부터 이베이에서 중고를 유심히 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요 근래 여러 사정이 겹쳐 선뜻 구입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그저 소형화 된 중형 카메라를 다루는 느낌, 셔터의 감촉만을 원한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었다. 결국 지금 가진 카메라나 잘 쓰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오면 대략적인 계획은 이렇다. 오타루(1일차), 비에이(2일차), 하코다테(3,4일차), 삿포로(5일차). 비에이에서는 렌트를 할 계획이니 정말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듯 하다. 하코다테의 언덕길 밑으로 펼쳐진 항구를 상상하면 벌써부터 일어나서 걷고 싶어진다.

다녀와서 사진 정리하는 대로 여행기를 쓸 계획이다.

포토프린터 인쇄 품질 비교

전에 Kodak Dock 사용기를 공유했었는데 기기별 비교를 해달라는 댓글을 받았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나도 궁금해졌고 약 2주에 걸쳐 포토프린터를 보유한 분을 수소문해 내가 가진 사진 5장을 인쇄해 결과물을 비교해 보았다.

비교에 사용된 프린터는 'Canon Selphy cp780', 'Kodak Dock', 'Fujifilm Pickit', 'LG Pocketphoto 1' 4가지였다. 인쇄와 편집은 Adobe Photoshop 2017의  tif 포멧으로 작업했고 결과물은 jpg로 변환해 이 글을 작성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필자는 사진을 취미로 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과학적 분석 보다는 눈에 의존했다.

필자 기준 우선순위 (색감,노출 재현 / 해상도 / 휴대성 순)

  1. Kodak Dock
  2. Canon Selphy cp790
  3. Fujifilm Pickit
  4. LG Pocketphoto 1 (단종)

기기별 한줄평

  • Canon Selphy cp780 - 해상도 상. 색감,노출 중하. 휴대성 하. 인쇄 크기 설정가능.
  • Kodak Dock - 해상도 하. 색감,노출 상. 휴대성 중. 인쇄 크기 설정가능.
  • Fujifilm Pickit - 해상도 상. 색감,노출 상. 휴대성 상. 인쇄물에 전반적인 세로줄무늬. 인쇄물 크기 설정불가.
  • LG Pocketphoto 1 - 해상도 중. 색감,노출 하. 휴대성 상. 인쇄물에 전반적 푸른빛. 인쇄물 크기 설정불가.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집에서는 Kodak Dock, 밖에서는 Fujifilm Pickit 을 쓸듯.

아래 내용은 같은 카메라, 스캐너 기준으로 작성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Fujifilm Pickit 주인과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지 않아 2장밖에 인쇄해볼 수 없었다는 점이지만, 이 글의 목적을 위해서는 충분했다. 인쇄물 사진들은 클릭하면 확대되므로 참고 바란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 @cho_nero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 @cho_nero

Canon Selphy c790 은 해상도와 색감, 노출 표현이 제일 좋았다. 하지만 살짝 어두워지는 감이 있는데 이를 두고 한스탑 어두워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Kodak Dock은 어두워지는 부분은 조금 덜하지만 전체적으로 외곽선의 흐릿함 때문에 해상도가 떨어졌다. 특히 여성 모델분의 얼굴의 입체감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LG Pocketphoto 1은 해상도는 후지보다 좋지만 색재현력이 너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anon Selphy
Canon Selphy

 Kodak Dock
Kodak Dock

 LG Pocketphoto
LG Pocket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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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찍은 거리 사진이다. 색감과 노출을 조금 더 비교해 볼 수 있다. Canon Selphy c790이 거의 압승으로 보인다. 하지만 Kodak Dock의 색감과 노출도 나쁘지 않고 오히려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외곽의 흐릿해지는 현상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LG Pcoketphoto 1은 뿌옇게 출력이 되었고 낙엽의 색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있다.

 Canon Selphy
Canon Selphy

 Kodak Dock
Kodak Dock

 LG Pocketphoto
LG Pocket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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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줄기와 보케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기기별 색 표현력이 드러나는 오른쪽 중간 부분을 확대해서 비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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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사각형으로 표시한 부분을 보자. 줄기와 하늘 사이의 보케 부분의 그라데이션이 부드러운 프린터는 Kodak Dock과 Fujifilm Pickit이다. 나머지는 급격하게 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프린터가 얼마만큼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Fujifilm Pickit 의 경우 상당히 좋은 인쇄 결과를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용지 전반적으로 세로줄무늬가 눈에 띄는 부분이 아쉽다 (이 현상은 모든 인쇄물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Kodak Dock은 흐릿한 현상이 있지만 색재현률은 훌륭한 편이다. Canon Selphy c790은 중간은 하는 것으로 보이고 LG Pocketphoto는 색의 표현 범위가 상당히 좁아서 보케가 잘 표현되고 있지 않다. (붉은 사각형 외의 부분들을 보면 색이 뭉쳐있는 것을 알 수 있다)

 Canon Selphy
Canon Selphy

 Fujifilm Pickit
Fujifilm Pickit

 Kodak Dock
Kodak Dock

 LG Pocketphoto
LG Pocketphoto

 이태원
이태원

인쇄물을 비교했을 때 Canon Selphy c790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던 사진이다. 일단 해상도부터 차이가 큰데 Kodak Dock은 확실히 흐릿하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원본과 가장 비슷한 색감이다. Canon Selphy c790 은 좌 상단의 행인 오른편에 간판의 불빛이 바닥에 비치는 부분의 밝기를 잘 표현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가운데 골목에서의 불빛이 조금 더 주황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LG Pocketphoto 1은 역시 전반적으로 뿌옇게 표현되는 모습을 보인다.

 Canon Selphy
Canon Selphy

 Kodak Dock
Kodak Dock

 LG Pocketphoto
LG Pocket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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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낙엽 사진의 비교 결과와 비슷한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진이다. 단풍의 색감과 줄기를 얼마나 또렷하게 표현했는지 볼 수 있다. Canon Selphy c790은 약간 채도가 올라간 느낌이다. 주인분과 이야기할때도 채도 때문에 쓰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Fujifilm Pickit은 세로줄무늬만 빼면 훌륭한 인쇄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Kodak Dock 은 역시 해상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LG Pocketphoto 1은 사실 결과물의 디테일에 신경 쓰는 사용자의 경우 어려움을 호소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여진다.

 Canon Selphy
Canon Selphy

 Fujifilm Pickit
Fujifilm Pickit

 Kodak Dock
Kodak Dock

 LG Pocketphoto
LG Pocket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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