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i - M.12-100mm F4.0

홋카이도 4일차 - 비에이

아침부터 폭우가 내렸다. 원래 이번 여행에는 비에이의 다양한 모습을 담으려 계획했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전날 비에이로 들어가기 전에 샀던 방수팬츠를 입고 장비를 챙겨 나가는 동안 즐거웠다. 밭에 들어가면 눈이 허리춤까지 올 정도로 눈이 많이 왔는데. 역시 많이 겪어본 지역이라 그런지 제설이 잘 되어 있었고. 운전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Seven star tree - M.12-100mm F4.0
Seven star tree - M.12-100mm F4.0

 Biei - M.12-100mm F4.0
Biei - M.12-100mm F4.0

 내리는 눈 때문에 나무가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 M.12-100mm F4.0
내리는 눈 때문에 나무가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 M.12-100mm F4.0

 Biei - M.12-100mm F4.0
Biei - M.12-100mm F4.0

어딜가던 조용한 곳을 찾던 나에겐 최적의 장소였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눈을 맞아가며 한참을 사진을 찍었다. 바람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내리는 눈 끼리 서로 부딫히는 스르륵 하는 소리만 들렸다. 그 조용함을 담았다가 필요할 때 어디서든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할 수 있는건 있는 힘껏 숨쉬고 눈으로 보는 것 뿐이었다.


한참 구경을 끝내고 아사히카와 동물원으로 향했다. 펭귄산책으로 유명한 동물원인데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볼거리가 많았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동물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구경하고 왔다.

 펭귄등장 - M.12-100mm F4.0
펭귄등장 - M.12-100mm F4.0

 펭귄산책 - M.12-100mm F4.0
펭귄산책 - M.12-100mm F4.0

 의외로 무섭게 생겼음 - M.12-100mm F4.0
의외로 무섭게 생겼음 - M.12-100mm F4.0

 안-녕 - M.12-100mm F4.0
안-녕 - M.12-100mm F4.0

 랫서팬더 - M.12-100mm F4.0
랫서팬더 - M.12-100mm F4.0

 부엉이 - M.12-100mm F4.0
부엉이 - M.12-100mm F4.0

 호랑이 - M.12-100mm F4.0
호랑이 - M.12-100mm F4.0

동물원은 갈때마다 우리 안에 있는 동물들이 불쌍하단 생각밖에 안 드는데 여긴 동물들한테 잘 해주는것으로 보였다. 수명이 다 할때까지 잘 살수 있도록 책임만 진다면 그렇게까지 딱하게만 생각할 것은 아닌듯 싶다.


숙소로 돌아오는 중에 폭설에 뒤 덮힌 기찻길이 보였다. 너무 이뻐서 갓길에 안전하게 차를 세우고 허리 밑을 전부 포기한채로 기찻길 앞까지 왔다. 선로를 운행하고 있지 않아서 위험하진 않았다. 나중에 보면서 너무 맘에 들게 나와서 기분좋았던 사진이다.

 Biei - M.12-100mm F4.0
Biei - M.12-100mm F4.0

사진을 건졌지만 하체가 촉촉히 젖은 채로 숙소에 돌아와야 했다. 방수팬츠 자체는 문제가 없었는데. 발목 부분에 눈이 들어오면서 생긴 불상사였다. 내일은 또 어떤 사진을 건질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오래된 다다미 방에서 잠이 들었다.

마루코마 온천여관 개인실 - iPhone XS

홋카이도 3일차 - 온천부터 비에이까지

여느때처럼 느긋하게 준비한 뒤 숙소를 빠져나왔다. 이번 여행을 결심한 계기가 된 것은 비에이와 온천이었는데. 비에이는 오늘 가고. 온천은 사실 가고 싶었던 곳의 예약이 꽉 차서 아쉬워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전 날 자기전에 온천 숙박업소의 웹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1인실의 경우 평일 오전엔 예약이 잘 없고 가면 거의 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씨코스호를 떠나 북쪽으로 향하기 전에 온천에 들렀다.

 마루코마 온천여관 - iPhone XS
마루코마 온천여관 - iPhone XS

예상대로 차들은 모두 빠져나가고 없었고. 여유롭게 개인실을 2시간 빌릴 수 있었다. 가격은 4,500엔으로 대략 5만원 정도였지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따듯한 물 속에서 씨코스호의 겨울을 보며 온천을 할 수 있었던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온천 - iPhone XS
온천 - iPhone XS

 물이 나오는 장치 - iPhone XS
물이 나오는 장치 - iPhone XS

온천수는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듣기로 좋은 물은 약간 미끈미끈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 온천수도 그래서 신기했다. 2시간을 모두 온천수 안에서 있다가. 비에이로 향했다.

 씨코스호 도로 - iPhone XS
씨코스호 도로 - iPhone XS

 여행 중간의 식사 - iPhone XS
여행 중간의 식사 - iPhone XS

첫 해외여행때는 여행책에 굉장히 의존했다. 가고싶은 곳이 있는 페이지들에 포스트잇을 잔뜩 붙이고 항시 휴대하며 다녔었는데. 지금은 로밍을 하고. 구글맵을 보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종종 여행객에 최적화되지 않은 장소를 방문하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헤프닝들이 단조로울 수 있는 여행을 매우 흥미롭게 만들었다.

아래 카페에서 직원분이 나에게 수줍게 한국말로 한국 여행도 갔었고 한국 좋아한다고 이야기해주셨을 때. 느꼈던 낮간지러움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야기를 듣다 테이크아웃 하고 카페를 빠져나왔는데. 다른 장소로 이동하다 그 때가 생각이 나서 피식했었다. 누가 알려주었거나 블로그만 맹신했던 예전에 이런 일들은 드물었고 오히려 실망했던 적이 많았다.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 iPhone XS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 iPhone XS

 카페 창 밖 풍경 - iPhone XS
카페 창 밖 풍경 - iPhone XS

 비에이 숙소로 향하는 중 - iPhone XS
비에이 숙소로 향하는 중 - iPhone 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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