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면접 이야기 중 들었던 생각
오랜만에 떠난 휴가중에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동생이 몇달 전 본 면접에서 면접관의 도발 아닌 도발을 받았고. 그 때문에 면접을 위해 준비했던 태도가 아닌 동생의 평소 성격이 드러났고. 결국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추측이었다. 원래 사람은 본인의 잘못이라 하면 성자가 아닌 이상 조금의 화가 나기 마련이기에 동생의 반응은 이해할만 했다.
내 동생의 성격은 관심이 있는 부분에는 남들이 생각하기에 까다롭다 할 정도로 디테일을 챙기지만 아닌 부분은 철저히 무관심한 성격이다. 디테일을 챙기는 부분은 오히려 나보다 더 세심하게 챙기는 스타일인데. 만약 그런 분야에서 타인의 참견을 받으면 수긍하거나 크게 화를 낸다. 중간이 없는. 형제가 아니랄까봐 나와 정확이 똑같은 성격이다. 그 날 동생은 아버지의 반복된 지적에 대해서도 끝까지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이런 모습에서 동생이 조금은 컸나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아버지의 생각은 이랬다. 그날 동생은 면접관의 도발 - 정확하게 모든 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만약 타 부서의 상사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설득을 해도 완강히 거절하여 동생의 담당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쩌겠냐. 라는 질문이었는데. 동생은 "일단 그 분의 상황을 들어 보고 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은 뒤에 설득해 보겠다" 라고 답했고. 이 답변에 "그래도 안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라는 질문에 "당장은 어렵지만 혹시 나중에라도 가능하게 될 수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기억해 두고 추후에 다시 연락하겠다." 답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지속적으로 "그래도 안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라는 응답을 받았고. 이런 질문을 4번정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한다. 나 같아도 뭔가가 끓어올랐을 것이다 - 에 결국 동생은 "그럼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 라고 대답했지만. 그 대답은 약간 화가 난 상태에서 했기 때문에 까칠하다고 느낄만한 모습이 드러났을것이다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분명 동생과 앞으로 일을 할 담당자가 기분 좋지 않을 모습이기 때문에 결국 판단 기준에 의해 탈락된 것이라고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나와 동생은 그 이야기에 다른 의견을 대답하지 않았다. 나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일을 할 때 그런 껄끄런 후임과 일하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는 다음 면접때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런 성격을 내비치지 말라고 이야기하셨다.
그 상황에서 난 동생에게 이 말을 해 주고 싶었다. 동생은 어떻게든 무속인 면접관이 만들어 낸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려 했을 것이다. 면접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인내심이 높아진 상태여서 어떤 사람이든 좋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겠지만. 합격한 후 일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 그런 상황을 접했을 때. 그렇게 조금이라도 발끈하는 성격이 없는 사람은 내가 담당하는 일에 대한 욕심이 없이 그냥 물 흐르듯이 흐르는 세월이 지나가기만 바라는 사람일 것이다. 미열이라도 그런 부분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에 발전을 주는 사람이라는 이야기 말이다.
아버지는 그런 열정은 입사에 성공한 후에 가지는 것이 맞고 지금 당장은 그런 성격을 억누르는 것이 맞다고 말씀하셨다. 나나 동생이나 그 의견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이후 이야기를 더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동생이 그런 성격을 일 하는 데 잘 적용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나는 그런 미열이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