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1일차 - 삿포로 ~ 오타루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내 첫 여행을 떠올렸다. 나의 첫 여행은 출국부터 귀국까지 모든 것이 새로웠고 내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되었지만 기록이 부족하다 보니 아쉬웠었다. 내 동생은 이번 여행이 첫 해외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잘 담는다면 간접적으로라도 나의 그 당시 기분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내 촬영 컨셉은 '첫 해외 여행'이었다.

특히 내가 가지고 있는 아카이브 저널의 Life is a Journal 사진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사진집엔 이탈리아의 화가 가브리엘레 스코토라티와 함께 여행하며 그의 모습들을 곁에서 담았는데. 마찬가지로 나도 동생의 첫 여행의 설렘을 담아보고자 노력했다. 잘 안담겼는가? 상관없다. 나는 취미사진가이기 때문에!

 이른 기상
이른 기상

 삿포로 공항에서 JR패스 구입을 위한 서류 작성중
삿포로 공항에서 JR패스 구입을 위한 서류 작성중

공항에서 3종류의 교통편을 위한 티켓을 구입했다. 첫번째는 '홋카이도 패스 3일권' 홋카이도 전역의 JR을 3일간 이용할 수 있다. 두번째는 '삿포로-오타루 웰컴패스' 삿포로-오타루 구간은 JR이 아닌 구간이 있어 별도로 티켓을 판다. 따라서 해당 티켓과 삿포로 시내 전철 1일권이 포함된 이 티켓을 구입했다. 세번째는 공항에서 삿포로 시내로 가는 편도 기차 티켓.

3일권은 오늘 구입해도 사용을 시작한 날짜 기준으로 3일을 계산하기 때문에 미리 구입해도 된다.

 신치토세공항  삿포로 기차 안에서
신치토세공항  삿포로 기차 안에서

 따듯함 안락함 평온함
따듯함 안락함 평온함

신치토세 공항의 날씨는 너무 좋았지만 삿포로로 들어설 때 갑자기 날씨가 바뀌었다.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야했는데 카메라가 방진방적을 지원하지 않아 심히 걱정되었다. 근처 Loft 에서 작고 가벼운 우산을 하나씩 구입했다.

 미칠 듯한 폭설 중 귀여운 캐릭터 간판
미칠 듯한 폭설 중 귀여운 캐릭터 간판

상황이 어떻든 도시의 정취를 느끼고 싶기도 했고. Airbnb로 예약한 숙소가 JR삿포로 역 근처라 전철 1일권은 사용하지 않기로 한다. 걸어서 이동했다.

 두 블럭 정도를 이동했을 뿐인데 겉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폭설이었다. (우산도 소용이 없었다)
두 블럭 정도를 이동했을 뿐인데 겉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폭설이었다. (우산도 소용이 없었다)

 사진찍느랴, 눈 안맞게 가리느랴...
사진찍느랴, 눈 안맞게 가리느랴...

캔버스 재질인 내 카메라 가방이 젖기 시작했고 지하 보도가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입구를 찾아 들어갔다. JR삿포로부터의 큰 대로들은 전부 대규모 지하보도가 있어서 지하보도로 목적지 근처까지 갈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예약한 Airbnb 숙소들은 전부 체크인 시간이 15시 이후 여서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Tripadvisor에서 저렴한 스테이크 집을 찾아 근처 쇼핑센터로 들어갔다. 근데 식당은 건물에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밖으로 나가 건물 뒤로 돌아서 도착했다. 간단하게 추천메뉴 2개를 주문했고 삿포로 생맥주와 함께 흡입했다.

 기대중...
기대중...

 추천메뉴 2종 중 동생이 시킨것
추천메뉴 2종 중 동생이 시킨것

식사를 끝내고 나니 눈이 그치고 있었다. 계산하고 밖에 나와 숙소로 향했다. 걷는 도중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알려준 가게를 발견했다. 사실 우리가 밥을 먹은 곳은 다른곳이었다. 음식이 맛있어서 다행이었다.

 쇼핑센터 건물 뒤펴에서 찾은 식당. 여기는 우리가 찾았던 곳이 아니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쇼핑센터 건물 뒤펴에서 찾은 식당. 여기는 우리가 찾았던 곳이 아니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처음에 가려고 했던 스테이크집
우리가 처음에 가려고 했던 스테이크집

숙소 체크인 후 바로 오타루로 가기 위해 JR삿포로 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삿포로-오타루' 웰컴 패스에 포함된 왕복 티켓을 사용했다.

 단순히 푸시맨은 아닌것으로 보이는 직원이 항상 플랫폼에 나와 있었다. 사진은 그들이 사용하는 깃발
단순히 푸시맨은 아닌것으로 보이는 직원이 항상 플랫폼에 나와 있었다. 사진은 그들이 사용하는 깃발

기찻길이 해안을 따라 놓여 있어 창 밖 풍경은 장관이었다. 열차 안은 난방이 정말 잘 되어 있었다. 옷을 무리하게 껴입으면 상당히 고생할 뻔 했다. 짐이 무겁고 출국과 걸어서 이동했던 스트레스가 쌓여 숙면을 취해 바깥을 구경은 잠시 뿐이었다.

 파래요 파래
파래요 파래

 오타루 도착.
오타루 도착.

첫째날에는 관광을 하며 방한부츠를 구입해야 했다.. 둘째날엔 비에이를 가기 때문이었고 삿포로 역에서도 둘러봤는데 남자용은 파는 곳이 없었다. 다행히 오타루에서 좋은 신발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관광이 조금 늦어졌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눈이 정말 사람 키만큼 왔다.
눈이 정말 사람 키만큼 왔다.

 현지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먹었다.
현지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먹었다.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를 걷던 중 이쁜 창고 (음식점이었다)
오타루 운하를 걷던 중 이쁜 창고 (음식점이었다)

바닷가 마을이라 그런지 강풍이 계속 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추워졌다. 촬영용 장갑을 가져가지 않았다면 사진을 원하는 만큼 찍지 못했을거다.

 치즈~
치즈~

 나... 나
나... 나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쌓여있던 눈들이 흩날렸고 가끔 멋있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만 너무 추워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어서 찍지 못해 조금 아쉽기도 했다.

 너무너무 추웠다.
너무너무 추웠다.

Tripadvisor로 찾은 근처 카이센동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1, 2호점이 있다고 했는데 도저히 2호점을 찾아다닐 수 없어서 상당히 비좁은 1호점이라도 들어갔다.

 이 사진을 찍을 때 등에 바로 미닫이 문이 있었고 그게 가게의 출입문이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등에 바로 미닫이 문이 있었고 그게 가게의 출입문이었다.

 하나도 비리지 않았던 카이센동. 너무 맛있었다.
하나도 비리지 않았던 카이센동. 너무 맛있었다.

밥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 시점 이후로 내 동생은 '내가 한국에서 먹었던거는...' 을 입에 달고 살게 되었다.

 가게와 눈사람
가게와 눈사람

 달빛과 나무
달빛과 나무

 조금 일찍 왔더라면 반짝반짝 했을 오타루의 거리들
조금 일찍 왔더라면 반짝반짝 했을 오타루의 거리들

 이 구경을 마치고 미나미오타루역까지의 방황은 정말 잊지 못하겠다 ㅎㅎ
이 구경을 마치고 미나미오타루역까지의 방황은 정말 잊지 못하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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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이라 오르골당이 문을 닫았다. 간단하게 사진을 찍고 바로 삿포로의 숙소로 귀가했다. 조금 늦어서 많은 것을 볼 수 없었지만 뭐 내맘대로 되는게 어디 있겠나?

북해도 여행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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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 1/17 동생과 함께 일본 북해도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여행지는 삿포로, 오타루, 하코다테, 비에이 정도? 누군가가 1년치 눈을 한번에 볼 수 있다고 한 것이 은연중에 떠올랐고 결국 비행기 티켓 구입까지 했다. 동생은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싶다고 했고 나는 역시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고 있다. M에 35mm, 50mm 렌즈를 들고갈 생각.

추위 때문에 배터리 방진, 결로가 걱정된다. 이리저리 조사해본 결과 가방에 핫팩을 넣어가지고 찍을때만 꺼내면 된다고 한다. 웃긴건 지난번 촬영 때 보니 카메라 배터리보다 내 iPhone 6S 배터리가 걱정된다. 냉각되면 배터리가 갑자기 방전되는 이슈 때문인데... 생각해보니 여행전에 배터리를 교체해야 할 듯 하다. 내일 당장 전화해서 알아보아야 겠다.

아무관련없지만 그냥 좋아하는 사진 :)
아무관련없지만 그냥 좋아하는 사진 :)

원래 디지털을 겨울에 사용하는 것이 걱정되어 생각한 것이 필름 카메라였다. 내 물욕은 후지 gf670을 원했고 약 두 달 전부터 이베이에서 중고를 유심히 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요 근래 여러 사정이 겹쳐 선뜻 구입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그저 소형화 된 중형 카메라를 다루는 느낌, 셔터의 감촉만을 원한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었다. 결국 지금 가진 카메라나 잘 쓰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오면 대략적인 계획은 이렇다. 오타루(1일차), 비에이(2일차), 하코다테(3,4일차), 삿포로(5일차). 비에이에서는 렌트를 할 계획이니 정말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듯 하다. 하코다테의 언덕길 밑으로 펼쳐진 항구를 상상하면 벌써부터 일어나서 걷고 싶어진다.

다녀와서 사진 정리하는 대로 여행기를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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